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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향기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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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순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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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향기되어

                                                   

                                                                              홍순관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무등산을 가득 채운 철쭉이 시들어갈 무렵

그래 5월이었다.




그저 따스한 날을 기다리던

재스민 꽃 같은 순백의 영혼들이

은행나무 즐비한 거리에서

하얀 꽃잎을 붉게 물들이며 스러져 갔다




나무는 베어지고

숲은 불태워지고

 

너무도 처참한 상처에

비둘기의 날개 짓은 멈추었고

살아남은 나무들은 두려움에 숨죽이며

그저 가슴으로만 흐느꼈다.




그래도 무등산의 철쭉은 또다시 피고,

그렇게 또 피고지고...




애국가 속에 스러져간 영혼의 나무는

눈물을 먹고 자라나 다시 숲이 되었다.




그 고결한 사랑은 이제 재스민 향기가 되어...




                              광주망월동 참배 후 2011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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