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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력을 통한 상생의 길 아직도 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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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사통계국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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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력을 통한 상생의 길 아직도 먼가?

㈜코오롱 노사분쟁이 2년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1년이 넘은 실직상태에서 벌이는 해고자들의 단식투쟁과 위원장 자해시도는 지켜보는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검찰이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미공장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노사간 대화가 시작됐지만 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불가피한 구조조정이라도 신뢰와 합의정신은 지켜야

㈜코오롱은 94년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가 노조의 강력반발에 밀려 ‘인적구조조정은 없다’고 합의한 뒤 반 년도 못가서 다시 700여명의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이로 인한 노사분규는 2~3개월여 만에 임금 15%삭감과 513명의 희망퇴직이라는 방식으로 합의됐지만 희망퇴직이 부족하자 곧바로 일방적인 추가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면서 갈등이 장기화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코오롱은 퇴직자의 상당수를 비정규직으로 재고용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신규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결국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한편 ㈜코오롱은 최근 수년간 신규투자사업의 실패로 인한 손실과 기존의 한계사업의 수익성 저하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대해 내부의 불투명한 경영에 대한 의혹이 많이 제기되어 왔다. 물론 임금부담도 있었겠지만 핵심은 투자적기를 놓친 것과 경영실패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경영실패로 인한 구조조정에 대해 노동조합의 임금삭감 및 대규모 인원감축 동의가 있었음에도, 희망퇴직자 수가 부족하다고 하여 일방적으로 추가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합법/불법을 떠나 신뢰와 합의정신을 깬 행위로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

노조는 길들이기 대상이 아닌 협상 파트너

㈜코오롱은 부족한 희망퇴직자만큼의 추가구조조정을 대부분 노조의 핵심인사들을 대상으로 했다. 이는 향후 구조조정의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지만 또한 노조를 협상파트너가 아닌 길들이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이는 작년 노조선거에서 “선관위 매수” 시도로 이어져 노동부 특별조사와 검찰의 압수수색, 그리고 지난 주말 인사담당자의 구속영장 청구에까지 이어졌다.

또 회사측은 그동안 구미시와 시민단체의 중재를 위한 몇 차례의 노력과 대화 촉구에 대해 구미시와 노동부가 승인한 노동조합의 대표라도 회사가 해고하였으므로 대화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상황을 악화시켜왔다. 평화적 갈등해결이 강조되는 시대와 정반대 흐름으로 가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사람 중심 경영, 코오롱은 왜 모르나

유한킴벌리의 문국현 사장은 4월 8일 KBS ‘파워인터뷰’에서 회사는 사람을 중심으로 경영해야 한다며 지난 IMF시절 일손이 남아도는데도 오히려 그만두려는 사람 설득해서 잡아두고 신규채용을 하고, 4조 2교대와 평생학습을 통해 사원들이 기업발전의 동력이 되는 사례를 소개했다. 또 이런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노사간에 신뢰가 있다면 회사는 어려울 때를 대비해 사원들의 능력을 제고하고, 사원들은 회사가 어려울 때 스스로 고통분담을 하려하지 않을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되는 이 즐거운 상상이 전혀 실현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증거들이 있음에도 지금의 ㈜코오롱에는 이러한 상생과 사람중심의 리더십이 부족한 것이 매우 아쉽다.

코오롱 사태, 평화적 해결의 메신저가 되기를

지금 구미에는 산업현장의 갈등이 많다. 오리온전기 법인해산으로 인한 수많은 노동자들의 법정싸움, 한국합섬의 구조조정갈등 등 노사 현안들이 만만치 않다.

이제 시작된 ㈜코오롱 노사의 대화가 양보와 타협을 통해 지금까지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치유하고, 기업과 사람이 상생할 수 있는 결과를 낳았으면 한다. 그래서 이를 계기로 노사갈등이 심각한 타 사업장에 평화적 해결의 메신저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그동안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미온적으로 처리했던 관계기관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노사 양측에 대한 공정한 법집행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노사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촉매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 출 처 : 한국노동혁신연구소 [혁신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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