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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자본에게 엄중히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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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오롱건설노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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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라고 해서 즐거워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즐겁기는 커녕 한없이 마음이 무거운 형제들이 있습니다.
고향이 있어도 가지 못하고, 처자식이 있어도 얼굴을 보이지 못하는 동지들이 있습니다.

과천 코오롱사옥 앞에는 (주)코오롱노동조합의 해고 노동자들이 사측의 불법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340일째 싸우고 있습니다.
코오롱사측은 단체협약에서 합의한 합의사항조차 수차례 일방파기 하면서 정리해고를 단행하였으며,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하여 노동조합을 이간하고 파괴하고 있습니다.
이제 50명의 투사들이 마지막으로 몸을 불사르기 위해 과천사옥 앞에 텐트를 친지도 한달이 되었습니다.
언제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를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팽팽하게 흐르고 있는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이미 생계수단이 없어진지 1년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가정생활은 피폐할대로 피폐해져 있는 실정입니다.
고았던 아내의 얼굴은 검게 그을렸으며, 해맑게 자라야 할 자녀들은 모든 과외공부를 끊고 친구들조차 만나기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정에서 웃음이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인내하고 승리하였을때 그 누구보다도 건강한 사회인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IMF이후 자본가들은 회사의 경영난을 핑계로 불법적인 정리해고를 수시로 단행해 왔습니다.
정부는 사측의 보고서만 믿고 제대로 파악해 보지도 않은채 정리해고를 승인해 주는 무책임한 작태로 일관했습니다.
이번에 (주)코오롱의 정리해고도 다분히 불법적인 요소가 충분히 감지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사측의 정리해고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들어 줌으로써 불법이 합법으로 둔갑하게끔 발벗고 도와주었습니다.

(주)코오롱의 해고 노동자들은 대부분 그대로 코오롱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바뀐것이 있다면 정규직이 비정규직이 되었고, 급여가 반으로 줄었으며, 상시적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공장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주식시장에서도 코오롱에 대한 평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정말로 회사가 어렵다면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주가가 2배,3배까지 오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코오롱은 순수한 섬유사업에서는 양호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섬유산업에서 코오롱의 마켓쉐어를 고려한다면 설사 사향산업이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자생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사실은 섬유산업은 사향산업이 아니고 미래산업이고 고부가가치 산업입니다)
코오롱의 경영구조가 어렵다는 측면을 면밀히 들여다 보면 그룹차원에서 부실한 계열사를 살리겠다고 몇백억씩 밀어 넣은것들이 원인입니다(코오롱캐피탈, HBC코오롱, 기타 벤처사업 등)
책임을 져야 한다면 노동자가 아니고 무능한 경영진이 물러나야 하는것이 지극히 맞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책임을 노동자에게 지우고 경영진들은 더욱 높은 고임금구조로 가고 있으니 노동자의 인건비를 착취하여 경영진들이 나눠먹기 하는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수많은 울트라마라톤을 통해서 극한적 경험을 수차례 가졌던 사람으로서 현재의 코오롱그룹의 미래가 예견되기에 엄중히 경고하고자 합니다.
상식을 벗어나는 노동탄압은 회사의 신뢰에 치명적인 독이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코오롱그룹 정도의 중견그룹은 바람한번 잘못타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을 가져야 할것 입니다.
현재의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대한 답은 전적으로 회사가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용기가 없을 뿐입니다.
그러나 결단을 주저하고 멈칫거리고 있는 지금도 시간은 종국을 향해서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미래를 위한 책임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2006.01.27
코오롱건설노동조합 위원장 류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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