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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머니'(전태일열사 어머님 이소선 님)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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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보부장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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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 당일.

일찍 선거를 하고 아내와 아이와 함께 가까운 영화상영관(고대 미디어관이 극장이더군요 신기)에서
'어머니'를 보았습니다.

5상 어린애가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어서 긴장했는데 관객도 별로 없고 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해서인지 무난히 함께 봤답니다. (추우실지 모른다고 담요도 제공해 주더군요. 친절에 감사)
아내 왈 이렇게 객석이 텅 비었는데 애까지 표 끊었어? (어른 8천원, 학생 6천원)
(돈 좀 들여도 당당히 살자! 속으로만...)

다큐멘터리로 한국사가 등장할까봐 긴장하고 기대했어요.
아이를 데려가면 최루탄 터지는 소리, 함성 소리에 놀라지는 않을까..

아니더군요.

영화평은 다섯살짜리 제 딸 아정이가 제일 잘 내렸습니다.

"아정아 어떤 영화야?"
"응. 할머니가 아파서 병원가는 영화야."

그랬습니다. 전태일 어머니인 이소선님의 마지막 모습을 담담히 그리며 시간이 거꾸로 돌아가는(메멘토 생각나네) 영화 였습니다. 솔직히, 한국사 다큐멘터리 아닌 것에 실망했지만..

끝에 가서 팡 하고 터지더군요. 영화 보다 엉엉 울었습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된 한가지.

전태일 열사는 분신하기 전에 어머니에게 분신 장소로 나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더군요.

그리고 분신 후 몸이 다 타 가스가 입으로 부글부글 분출돼던 과정에서 어머니에게 절규 했었어요.

" 왜 가스만 쳐다보냐구요! 내 말을 들어요. 내 말 들려요? 어머니. 저 대신 제 뜻 이어서 노동자들 돌봐주며 사시라구요. 들리시면 알겠다고 말씀 해 주세요. 네? 더 크게요...."

어머니는 이후 아들의 유언대로 노동자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먼저 용기를 내서 간 아들도 대단하지만 인생 끝까지 그 뜻을 지키려 하셨던 어머님을 생각하니

서울대병원에서 본. 우리 기업노련 회의실에 걸려져 있는 어머니의 장례식 때 본 그림이 생각나네요.




보너스로 또 한가지.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들은 정보입니다. (토요일에 만난 사람들에 전태일 열사 동생이 나왔었어요)

전태일 열사 동생들이 그때 얼마나 어렸습니까. 전태일 열사 장례를 치르고 어머니가 병원에서 급하게 가족회의를 소집했답니다.

안기부에서 네 오라비 장례비로 이렇게 많은 돈을 주고 갔다. 이 돈은 아무래도 조용히 지내라고 주는 돈인데 받아서 니들 학비대고 생활비로 쓸까. 받지 말까.

정적이 오간 후, 가족들 모두 받지 말자고 합의를 봤다고 하네요.

그때도 전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당장 생활을 걱정해야 했던 상황과 처지에서 그 돈을 받지 않기가 쉬웠을까...

이렇게 제가 전태일 열사에 관련된 중요 정보 두 가지를 전해 드렸습니다.

참고로, 전 대학생 신입생 시절에 선배들이 의식화 일환으로 전해 준 조영래 님이 쓴 전태일 열사 책이 생각납니다.

그때 제 친구는 받았는데 전 운동권 선배들이 접근하지 않더라구요. (내가 너무 귀공자 풍이었던가...)
암튼, 그때 질투였던지 노동자들 중에 분신한 분이 있을 수도 있지 뭐. 이 책 한 권 읽고 운동권이 돼야 하는건가 뭐? 했던 제 과거.

전태일 열사님께 정중히 사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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