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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한총련 사태와 지금의 통합진보당사태를 비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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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황석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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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페이스북을 통해 알던 후배가 쓴 게시글 중

90년대 말 한총련이 탄압을 받고 비판을 받을 때도 옳은 것이 무엇인지 함께 알았기에 절망하지 않고 싸울 수 있었다고 하면서

지금의 통진당 사태에서의 소위 구당권파에 대한 비판도 마찬가지 라는 식의 글을 봤습니다.

한편으로 고민하게 되더군요.

1996년 범민련대회때의 연세대학교 사태 때 전 군 복무중이었습니다.
그때 소위 '연대항쟁'을 언론을 통해 보면서 너무도 마음이 무거웠지요.
1995년도에 군대에 간 저로서는 군 복무가 아니었다면 그 현장에서 열심히 싸웠을 테니까요.
의도하지 않게 1군단 특공대에서 군 복무를 한 저는 정훈교육시간에 연대에서의 싸움을 비디오로 보면서

"야, 저 전경들이야말로 특공대다."
" 총이 있음 학생새끼들한테 쏴야 하는데..."

하는 얘기들을 들어야 했습니다.

군대에서 쓰는 일기장에서 안타까움을 깨알같이 적어 나갔습니다.

화가 치밀어서 저주하게 되는 대상은 정권과 공권력보다는 한총련의 종북(?)행위를 걱정하는 소위 80년대 학번들의 얌전한 타이름이었습니다. 너희들은 너무 많이 나가있다고 더 이상 그런 편향은 극복하라고...

너무 화가 났었지요.

이번 한총련 사태의 의미가 뭔가?
매년 하던 범민족대회를 새삼스레 종북 이적행위로 막아서기 위해 거대한 물리력을 동원한 거 아니던가?

왜 한총련 학생들은 김영삼과 함께 한 하늘아래 살 수 없다고 투쟁을 하는데

소위 기성세대로 진출한 선배들은 경실련에, 참여연대에 빠져 달콤한 시민운동진영에 투항하여 개량의 길로 달콤한 열매를 가져가기 위한 노력들만 하고 있는가?

세월이 많이 흐른 2012년. 벌써 16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학생들이 그렇게 저주하던 감의 정치로 밀어붙이는 YS 와 현재의 MB 는 왜이리 닮은 꼴일까요?

남북한 정상회담을 하자고 하여 회담을 며칠 앞두고 서거한 상대편 정상의 죽음 앞에서 온갖 비난과 군사적 조처를 취함으로서 철천지 원수도 상가집에선 화해한다는 조선민족의 풍습도 거부한 원수로 취급받고 미움을 산 YS 와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예전과 같지 못하다고 비웃으며 뼈속까지 친일에서 갑자기 반일 애국운동의 선두에 서 있는 MB.

'미친년 널뛰듯 한다'는 외교정책도 어쩜 그리 같습니까마는, 애초에 정치 스타일을 비교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기에 각설합니다.

그때 기성세대가 된 선배들이 개량으로 흘러 가고 기득권이 돼 갔다는 비판은 옳고 맞습니다만

대중조직으로서 대중활동을 해야 하는 '한총련'이 대중에게 책임지는 활동과 의식을 가졌는지는 비판할 만 하다고 봅니다.

기가 막히게 변하지 않은 건 객관적으로 봐 주고 제대로 비판하지 않는 언론 상황입니다만,

종북놀음 운운하는 바로 그 수준이긴 합니다만,

지금의 통합진보당 문제도 책임져야 하는 대상은 정권도 언론도 아닌 애정을 갖고 봐주었던 구성원, 대상들에게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 책임성을, 행동으로 다 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을 구성원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구당권파가 신당권파를 가리키며 지들도 문제가 많은데 우리만 가리킨다고 억울해 하는 건 알겠습니다만

그 절대적 도덕적 정당성에 대한 확신으로 "우리는 옳다" 라고 외친다면,

그 결과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행동에 있어서 목적의식성이 없을 수 있습니까?

우리는 옳으니까 주장한다. 만약 아니라면 공공장소에서 혀 깨물고 죽겠다, 옥쇄하겠다 운운하는

그 흥분상태는 과연 얼마나 지속할 수 있으며 또 사랑으로 봐 주고 있던 대상에게 과연 책임지는 자세인지요?

저도 흥분했던 20대를 지내고 이제 소위 양비론을 펴고 있는 기성세대가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표현되어지는 '텍스트' 보다 왜 그런 언사를 쓰는지를 보는 '컨텍스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나이는 되었네요.

'양비론'을 펴는 것이 아니라 적을 사랑하라는 것이 아니라 정말 소중한 구성원들,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들을 놓친다면 모든 것을 놓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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