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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직장인 이근안은 박봉에도 열심히 일했다 : 영화 '남영동1985' 관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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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황석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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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영동 1985'를 보고 난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공포영화도 잘 보지 않는 영화 취향에 하물며 고문하는 잔혹극을 보고 싶었으랴.

그러나 영화 상영 내내 괴로움에 그만 보고 나가고 싶어 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몰입하여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잔혹한 고문을 하는 그 가해자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에 대한 생각이 맴돌았다.

원시인이 아닌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아니던가?
아니, 오히려 성실한 직장인이지 않던가?

영화 중 이근안 역을 맡은 이경영이 하는 말.

" 제 아내도 미장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돈만 벌자고 이 짓을 하지는 못하지요. 우리는 애국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 이 대화가 이근안의 실체였다.

그는 박봉에도 성실히 일하는 직장인이었던 것이다.

그 직장에선 호칭이 사장님, 전무님, 실장님....

그런데 그 박봉인 월급은 주는 직장인 회사는 뭐지?

그것이 국가기관이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되는 그들의 신분은 공무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인간 이근안, 그리고 고문을 하는 대역들을 욕할 수 없는 것이다.

박봉인 월급을 받으면서 더 열심히 고문하고 그 대가로 승진을 꿈꾸는 그들은 영락없는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그때의 정치가, 이들을 요구했다는 것이 문제다.

그들이 행한 고문 후에 쳤던 박수소리를 들었는가.

자신이 하는 일을 어쩔 수 없는 일을 넘어 예술의 경지까지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현재 당연히 고문당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안도하고 살고 있다.

1985년에 당신은 몇살이었나?

그때 우리가 있었다.

5년간 거꾸로 가는 역사를 겪으면서, 온 몸으로 견뎌내면서 살아온 우리들이

다시 반성없는 5년을 맞이하기 위해 독재자의 딸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그 시대를 겪은 우리는 정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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