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한미FTA를 반대하여야하는 이유

우리가 지금 한미FTA를 반대하여야하는 이유

온 나라가 한미FTA 이야기로 시끌벅적하다. 아니 우리나라뿐 아니라 상대국인 미국과 동아시아 주변국들까지 그 파장은 점점 더 커가는 형국이다.
언론과 인터넷 매체에서는 최종 빅딜 대상이었던 소고기, 자동차, 섬유 부분이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고 그 외에 숨겨진 이야기들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 상태에서 한미FTA로 인해 발생될 우리 삶의 변화를 정확하고도 낱낱이 알려내기란 무리가 있다. 그 이유는 아직까지 모든 타결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어떠한 기관에서도 그 내용을 정밀 분석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각각의 부문별 유,불리를 떠나 현시점에서 왜 한미FTA를 반대해야하는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한미FTA를 찬성하는 쪽의 의견은 대체로 수출 활로를 터서 성장 동력을 만들고 교육, 의료, 법률 등 서비스분야에 외부 충격을 통한 내부 혁신으로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자는 주장이며 한미FTA를 체결 못하면 세계경제에서 도태된다는 주장이다.

반대쪽 의견은 협상 과정 자체가 4대 선결조건을 먼저주고 미국을 협상으로 불러낸 굴욕적이며 퍼주기식 협상이었고 한미FTA로 인해 시장에 대한 국가 개입이 최소화 되어 사회양극화 심화, 공공성 약화, 다국적 거대 금융들에 의한 경제 종속화 및 국부유출, 또 노동자, 자영업자, 농민 등 대다수의 민중은 그 삶의 질이 현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서 우리는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에 대한 평가를 잠시 유보하고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살펴보자.
FTA는 한번 체결하면 개방이 결정된 사항을 되돌릴 수 없는 레쳇 조항에 묶여 있다. 미국 협상단은 협상 중에도 의회에 많은 사항을 보고하면서 국민적 정서에 맞도록,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가져왔으며, 협상 타결 후에도 몇 개 위원회와 자문기구 등 전문가 집단에 의한 정확한 분석 과정을 거쳐 의회가 비준한다고 한다. 또한 현 시점에서도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이 소고기나 자동차 부분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추지 못하면 비준을 반대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타결 내용도 모른 채 마치 한미FTA가 만병통치약인양 찬성을 외쳐대고 있다. 타결 내용을 분석할 전문적 기구하나 없으며,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되돌릴 수 없는 협약에 무조건적 찬성을 외치고 있다. 이 상태대로라면 국회에 상정하더라도 그저 미국과 친하게 지내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대다수의 국회의원들은 미국의 거수기 노릇을 할 뿐이다. 더욱이 최근 여론조사 결과 국민들 중 찬성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와 그들의 정치적 부담을 줄여주는 대 한몫하고 있다.

우리는 IMF 구제 금융 시절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다. 나와 내 동료들의 눈물만이 아니라 이로 인해 양산된 비정규직과 이로 인해 심화된 사회 양극화를 기억한다. 론스타를 비롯한 투기자본들로 인한 심각한 국부유출, 그리고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의 대량 정리해고.
그리고 무한경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우리의 삶을 기억한다.

그러나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다라고 치자.
하지만 지금 한미FTA에 대한 선택의 권리는 우리에게 있다.
또다시 거대 자본들의 배만 채워줄 우려는 없는지, 우리 민중들이 삶의 사각지대에서 희망을 잃고 살아가게 되는 건 아닌지, 의료비가 비싸져서 아파도 약 못 먹고 참아야 되는 건 아닌지, 교육의 질이 좋다고 하는 미국 학교 보내려고 월급봉투를 통째로 학원에 내줘야 하는 건 아닌지, 직장을 잃고 실직하여 길거리를 배회할 우려는 없는지, 우리의 상식이 통하지 않고 미국인의 생각만이 상식이 되는 건 아닌지, 우리의 가치관이 훼손되고 돈을 우상으로 섬겨야하는 세상이 되는 건 아닌지, 미국의 경제적 속국이 되는 것은 아닌지, 한미FTA가 미래를 향한 발전의 고속도로가 아닌 수탈과 파멸의 고속도로는 아닌지, 우리는 분명히 짚어봐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할 한미FTA가 체결되어선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반대하여야 한다.
협상 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정부와 국회 그리고 민간이 참여하는 기구들이 그 내용을 정밀 분석하여 국회에서 심의하고, 그 심의 내용을 가감 없이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며, 국민 투표를 통해 결정하여야 하나 이러한 절차와 기구조차 없이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결정하려 하기에 우리는 반대해야 한다.
우리의 반대는 한미FTA의 합의 내용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절차와 내용을 충실하게 만들게 될 것이다.
우리의 반대는 우리의 삶과 직결된 한미FTA의 그 실체를 밝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한미FTA가 정말 우리 대다수 민중들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며 국가와 민족이 번영하는 길이라면 그때 국민투표를 통해 비준하면 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