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쟁점(1)-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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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복수노조] ①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복수노조 시대, 전초전은 이미 시작됐다
사측 지배·개입 따라 노조 무력화 가능성 … 조직경쟁 속 무노조기업 향배 주목
복수노조 시행까지 정확히 반 년 남았다. 지난해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도입에 이어 올해 7월1일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허용에 이르기까지 노동현장은 전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매일노동뉴스>가 복수노조 시대를 점검해 본다. 복수노조 시대 예상되는 가상 시나리오와 법률 쟁점, 노사정 준비상황을 들여다봤다.
① 예상가능한 시나리오 : 복수노조 시대, 전초전은 이미 시작됐다
② 법적 쟁점 뭐가 있나 : 소수노조 권리침해 논란, 노사합의와 강행규정도 충돌
③ 노사정 어떻게 준비하나 : 노동계 “노조법 개정” vs 경영계 “노사관계 안정화”
미증유의 복수노조 시대가 올해 7월1일 열린다. 복수노조 시행을 6개월 앞둔 2일 현재 이미 현장에서는 복수노조 전초전이 치러지고 있다.
전북버스 노사는 지난해 8월 통상임금 포기하는 것에 합의했다. 각 개인에게 100만원씩 위로금을 지급하면서 3년간 1천여만원 상당의 통상임금 포기하고, 각 조합장에게 월 70만원씩 임금을 인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것이 도화선이 돼 전북고속·호남고속 등 7개 사업장 900여명이 전북버스노조를 탈퇴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운수노조에 가입했고, 지난달 8일 공동파업에 돌입했다.
복수노조 시행시 실제 복수노조가 얼마나 설립될 것인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하지만 대기업 위주로 복수노조가 설립될 것이라는 전망은 일치한다. 오는 7월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매일노동뉴스>가 각종 연구자료와 노사정 자료, 인터뷰를 추려 가상의 복수노조 시나리오를 예측했다.
◇기존 노조 교섭권 유효기간=A노조는 2011년 3월 단체교섭을 타결했다. 그런데 7월 복수노조가 허용되자 신생 B노조가 설립됐다. 놀란 마음에 노조법을 살펴본 A노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노조법 부칙 3조에 따라 기존 노조의 경우 올해 1~6월 내 교섭을 타결하면 유효기간 2년간 유일교섭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동안 교섭을 개시해 하반기 타결해도 마찬가지다. 반면 기존 노조가 하반기 교섭을 개시하고, 복수노조가 신설됐다면 창구단일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신생 복수노조는 기존 단체협약이 유효한 기간 중에는 교섭권을 가질 수 없다. A노조는 2년 뒤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2년 뒤까지 교섭권을 보장받았다. 물론 소수노조의 교섭권을 봉쇄했다는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다.
◇산별노조 탈퇴 여부=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C산별노조 소속 D사 지부. 지부장 선거를 둘러싸고 현장은 두 개로 쪼개져 버렸다. E후보가 산별노조 탈퇴와 기업별노조 환원을 내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E후보는 “산별노조로 덕본 게 뭐냐. 파업하라고 하면 해야 하고 의무금은 높고 자율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선거 쟁점은 ‘산별탈퇴’냐 ‘산별강화’냐로 갈렸다. 뜻밖에도 이런 주장은 조합원 귀를 솔깃하게 했다. 사업장 내 문제가 아닌 걸로 파업을 하라고 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E후보는 선거에서 떨여졌고, 곧이어 별도의 기업별노조인 F노조를 설립했다.
복수노조 시행 이후 사업 및 사업장 내로 국한된 교섭창구 단일화 때문에 산별노조 교섭권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C산별노조 소속 사업장 가운데 과반수를 점하지 못한 곳에서 조합원 이탈이 잇따랐다.
◇회사 지배·개입 어디까지=기업별노조인 D사의 F노조가 얼마 지나지 않아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전투적 조합주의가 아닌 노사 실리주의를 표방하면서 독자노조를 선택했다. F노조가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회사 지원의 영향이 컸다. 회사 입장에서도 ‘강성’ 산별노조보다는 ‘사업장 내’에서 협력하는 노조가 상대하기 편했다. 일본의 경우 이 같은 방식을 통해 대기업 강성노조를 무력화시킨 전례가 있다.
하지만 D사 입장에서 고민이 없는 게 아니다. 최대 규모인 C산별노조 소속 D사 지부에 강성이 아닌 유연하고 합리적인 집행부가 들어섰다. 내심 파트너가 힘 있는 D사 지부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정파에서 나온 D사에 G기업별노조가 설립됐다. D사 경영진은 주름살이 오히려 더 늘었다. 노조가 개수가 늘수록 비용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별교섭 사용자 입맛대로?=H화학업체에는 과반수노조 I노조와 회사 지원으로 만든 J노조가 있다. 두 노조는 자율적 창구단일화에 실패했다. 회사측은 노조와 합의하에 J노조와 개별교섭에 나섰다. J노조의 요구사항은 들어주고, I노조의 교섭요구에는 응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끌었다.
같은 공단 내 K사업장에는 과반수 노조인 L노조(60%)와 소수노조인 M노조(32%)·N노조(8%)가 있다. L노조가 교섭대표노조가 됐고, M노조와 N노조는 교섭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N노조 조합원들은 곧 L노조와 M노조에 뿔뿔이 흡수됐다.
같은 지역 과반수 노조가 없는 O사업장은 노조 간 연합·위임 등 이합집산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 노조가 연합·위임 의사를 철회하면서 과반수 요건이 결여됐고, 교섭대표 지위 유지시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상급단체 경쟁에 중소기업도 노출=대기업 위주로 복수노조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ㄱ노총 소속 중소사업장인 ㄴ금속에 복수노조가 들어섰다. 알고 보니 그동안 경쟁 상급단체였던 ㄷ노총이 복수노조에 대비해 조직화 사업을 해 온 결과였다. ㄷ노총의 조직화 사업은 ㄴ금속만이 아니었다. ㄱ노총 소속 일부 중소 제조업체도 상급단체를 탈퇴한 뒤 ㄷ노총에 가입했다.
ㄱ노총 소속 ㄹ버스노조 소속 사업장 여러 곳에서 복수노조가 만들어졌다. ㄱ노총과 ㄷ노총 버스노조에 이중으로 가입해 있던 조합원들이 주축이 됐다. 상급단체 간 경쟁으로 조합원 이탈이 실제로 나타나자 ㄴ금속과 ㄹ버스노조는 ㄱ노총에 이중가입 금지를 제도개선안으로 요구했다.
실제 이중가입 금지는 노조법에 제한하는 규정이 없지만 규약에 의한 조합원 자격·권리 제한은 지나친 권리남용이 아닌 한 가능하다는 게 노동부의 유권해석이다. 조직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편에서는 상급단체 간 ‘신사협정’을 체결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무노조기업·사무연구직 향배=국내 굴지의 가전자에는 생산직 중심의 노조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근로자 대비 조직률은 30%대에 불과하다. 사무·연구·관리직 등 가입대상에서 소외된 직종이 있기 때문이다. 2011년 7월이 지나자 사무·연구·관리직 주축의 나노조가 설립됐다. 이로 인해 가전자노조는 과반수 노조 지위도 위태로워졌다. 가전자노조 관계자는 "진작 사무·연구·관리직을 끌어안았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역시 국내 굴지의 대표적인 무노조기업인 다전자에 복수노조 시행 2년만인 2013년 7월 드디어 노조가 들어섰다. 복수노조 시행 전 기업들의 “무노조 기업에선 거의 노조가 설립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상반된 것이다.
하지만 다전자는 노조설립 저지를 위해 내부통제와 회유 등 전통적 방식으로 방어벽을 쌓았지만 결국 벽이 무너졌다. 비슷한 시기 페이퍼노조를 가지고 있는 무노조기업 라제철에도 복수노조가 들어섰다. 상급단체가 조직화 작업을 꾸준히 전개한 결과다. ㄷ노총 관계자는 “호흡을 길게 가져갔다”며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쏟아 부은 조직화 전략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제3노총은 바람?=복수노조 시행 전에는 제3노총이 건설될 것인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다지 위력적인 바람은 아니었다. 노사관계를 전공한 마대 바 교수는 “제3노총 노선과 성향이 ㄱ노총과 겹치기 때문에 신생 복수노조들이 굳이 중간에 머물 명분이 없는 것 같다”며 “ㄱ노총이 새롭게 변화한다면 제3노총 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대 아 교수도 “제3노총은 기존 추진했던 노사협조주의 세력 이외에 ㄴ노총 내 좌파세력이 새로운 구심점이 돼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전망도 내놓았다.
제3세력이 무시못할 세력을 형성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10년 12월 발간한 <노동리뷰>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신생 복수노조가 한국노총(유노조 14.1%, 무노조 19.6%)이나 민주노총(25.0%, 19.6%)보다 제3세력(28.8%, 23.2%)을 선택할 비율이 보다 높다고 전망됐다.
◇기타 쟁점=이 밖에도 복수노조 시대가 되면 많은 쟁점이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노조에서 탈퇴한 노조의 재산분할 청구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사업장 내 근로조건 문제로 교섭의제가 제한되면서 쟁의행위가 더욱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타임오프 때와 마찬가지로 정부 개입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노동계는 공동교섭대표단을 결정하는 노동위원회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반면 복수노조 시대 노동기본권 확보와 조직화 확대가 긍정적 측면으로 꼽히기도 한다. 조직률이 다소 상승할 수는 있지만 큰 폭은 아닐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연윤정 기자 yjyon@labortoday.co.kr
사측 지배·개입 따라 노조 무력화 가능성 … 조직경쟁 속 무노조기업 향배 주목
복수노조 시행까지 정확히 반 년 남았다. 지난해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도입에 이어 올해 7월1일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허용에 이르기까지 노동현장은 전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매일노동뉴스>가 복수노조 시대를 점검해 본다. 복수노조 시대 예상되는 가상 시나리오와 법률 쟁점, 노사정 준비상황을 들여다봤다.
① 예상가능한 시나리오 : 복수노조 시대, 전초전은 이미 시작됐다
② 법적 쟁점 뭐가 있나 : 소수노조 권리침해 논란, 노사합의와 강행규정도 충돌
③ 노사정 어떻게 준비하나 : 노동계 “노조법 개정” vs 경영계 “노사관계 안정화”
미증유의 복수노조 시대가 올해 7월1일 열린다. 복수노조 시행을 6개월 앞둔 2일 현재 이미 현장에서는 복수노조 전초전이 치러지고 있다.
전북버스 노사는 지난해 8월 통상임금 포기하는 것에 합의했다. 각 개인에게 100만원씩 위로금을 지급하면서 3년간 1천여만원 상당의 통상임금 포기하고, 각 조합장에게 월 70만원씩 임금을 인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것이 도화선이 돼 전북고속·호남고속 등 7개 사업장 900여명이 전북버스노조를 탈퇴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운수노조에 가입했고, 지난달 8일 공동파업에 돌입했다.
복수노조 시행시 실제 복수노조가 얼마나 설립될 것인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하지만 대기업 위주로 복수노조가 설립될 것이라는 전망은 일치한다. 오는 7월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매일노동뉴스>가 각종 연구자료와 노사정 자료, 인터뷰를 추려 가상의 복수노조 시나리오를 예측했다.
◇기존 노조 교섭권 유효기간=A노조는 2011년 3월 단체교섭을 타결했다. 그런데 7월 복수노조가 허용되자 신생 B노조가 설립됐다. 놀란 마음에 노조법을 살펴본 A노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노조법 부칙 3조에 따라 기존 노조의 경우 올해 1~6월 내 교섭을 타결하면 유효기간 2년간 유일교섭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동안 교섭을 개시해 하반기 타결해도 마찬가지다. 반면 기존 노조가 하반기 교섭을 개시하고, 복수노조가 신설됐다면 창구단일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신생 복수노조는 기존 단체협약이 유효한 기간 중에는 교섭권을 가질 수 없다. A노조는 2년 뒤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2년 뒤까지 교섭권을 보장받았다. 물론 소수노조의 교섭권을 봉쇄했다는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다.
◇산별노조 탈퇴 여부=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C산별노조 소속 D사 지부. 지부장 선거를 둘러싸고 현장은 두 개로 쪼개져 버렸다. E후보가 산별노조 탈퇴와 기업별노조 환원을 내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E후보는 “산별노조로 덕본 게 뭐냐. 파업하라고 하면 해야 하고 의무금은 높고 자율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선거 쟁점은 ‘산별탈퇴’냐 ‘산별강화’냐로 갈렸다. 뜻밖에도 이런 주장은 조합원 귀를 솔깃하게 했다. 사업장 내 문제가 아닌 걸로 파업을 하라고 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E후보는 선거에서 떨여졌고, 곧이어 별도의 기업별노조인 F노조를 설립했다.
복수노조 시행 이후 사업 및 사업장 내로 국한된 교섭창구 단일화 때문에 산별노조 교섭권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C산별노조 소속 사업장 가운데 과반수를 점하지 못한 곳에서 조합원 이탈이 잇따랐다.
◇회사 지배·개입 어디까지=기업별노조인 D사의 F노조가 얼마 지나지 않아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전투적 조합주의가 아닌 노사 실리주의를 표방하면서 독자노조를 선택했다. F노조가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회사 지원의 영향이 컸다. 회사 입장에서도 ‘강성’ 산별노조보다는 ‘사업장 내’에서 협력하는 노조가 상대하기 편했다. 일본의 경우 이 같은 방식을 통해 대기업 강성노조를 무력화시킨 전례가 있다.
하지만 D사 입장에서 고민이 없는 게 아니다. 최대 규모인 C산별노조 소속 D사 지부에 강성이 아닌 유연하고 합리적인 집행부가 들어섰다. 내심 파트너가 힘 있는 D사 지부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정파에서 나온 D사에 G기업별노조가 설립됐다. D사 경영진은 주름살이 오히려 더 늘었다. 노조가 개수가 늘수록 비용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별교섭 사용자 입맛대로?=H화학업체에는 과반수노조 I노조와 회사 지원으로 만든 J노조가 있다. 두 노조는 자율적 창구단일화에 실패했다. 회사측은 노조와 합의하에 J노조와 개별교섭에 나섰다. J노조의 요구사항은 들어주고, I노조의 교섭요구에는 응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끌었다.
같은 공단 내 K사업장에는 과반수 노조인 L노조(60%)와 소수노조인 M노조(32%)·N노조(8%)가 있다. L노조가 교섭대표노조가 됐고, M노조와 N노조는 교섭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N노조 조합원들은 곧 L노조와 M노조에 뿔뿔이 흡수됐다.
같은 지역 과반수 노조가 없는 O사업장은 노조 간 연합·위임 등 이합집산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 노조가 연합·위임 의사를 철회하면서 과반수 요건이 결여됐고, 교섭대표 지위 유지시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상급단체 경쟁에 중소기업도 노출=대기업 위주로 복수노조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ㄱ노총 소속 중소사업장인 ㄴ금속에 복수노조가 들어섰다. 알고 보니 그동안 경쟁 상급단체였던 ㄷ노총이 복수노조에 대비해 조직화 사업을 해 온 결과였다. ㄷ노총의 조직화 사업은 ㄴ금속만이 아니었다. ㄱ노총 소속 일부 중소 제조업체도 상급단체를 탈퇴한 뒤 ㄷ노총에 가입했다.
ㄱ노총 소속 ㄹ버스노조 소속 사업장 여러 곳에서 복수노조가 만들어졌다. ㄱ노총과 ㄷ노총 버스노조에 이중으로 가입해 있던 조합원들이 주축이 됐다. 상급단체 간 경쟁으로 조합원 이탈이 실제로 나타나자 ㄴ금속과 ㄹ버스노조는 ㄱ노총에 이중가입 금지를 제도개선안으로 요구했다.
실제 이중가입 금지는 노조법에 제한하는 규정이 없지만 규약에 의한 조합원 자격·권리 제한은 지나친 권리남용이 아닌 한 가능하다는 게 노동부의 유권해석이다. 조직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편에서는 상급단체 간 ‘신사협정’을 체결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무노조기업·사무연구직 향배=국내 굴지의 가전자에는 생산직 중심의 노조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근로자 대비 조직률은 30%대에 불과하다. 사무·연구·관리직 등 가입대상에서 소외된 직종이 있기 때문이다. 2011년 7월이 지나자 사무·연구·관리직 주축의 나노조가 설립됐다. 이로 인해 가전자노조는 과반수 노조 지위도 위태로워졌다. 가전자노조 관계자는 "진작 사무·연구·관리직을 끌어안았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역시 국내 굴지의 대표적인 무노조기업인 다전자에 복수노조 시행 2년만인 2013년 7월 드디어 노조가 들어섰다. 복수노조 시행 전 기업들의 “무노조 기업에선 거의 노조가 설립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상반된 것이다.
하지만 다전자는 노조설립 저지를 위해 내부통제와 회유 등 전통적 방식으로 방어벽을 쌓았지만 결국 벽이 무너졌다. 비슷한 시기 페이퍼노조를 가지고 있는 무노조기업 라제철에도 복수노조가 들어섰다. 상급단체가 조직화 작업을 꾸준히 전개한 결과다. ㄷ노총 관계자는 “호흡을 길게 가져갔다”며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쏟아 부은 조직화 전략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제3노총은 바람?=복수노조 시행 전에는 제3노총이 건설될 것인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다지 위력적인 바람은 아니었다. 노사관계를 전공한 마대 바 교수는 “제3노총 노선과 성향이 ㄱ노총과 겹치기 때문에 신생 복수노조들이 굳이 중간에 머물 명분이 없는 것 같다”며 “ㄱ노총이 새롭게 변화한다면 제3노총 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대 아 교수도 “제3노총은 기존 추진했던 노사협조주의 세력 이외에 ㄴ노총 내 좌파세력이 새로운 구심점이 돼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전망도 내놓았다.
제3세력이 무시못할 세력을 형성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10년 12월 발간한 <노동리뷰>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신생 복수노조가 한국노총(유노조 14.1%, 무노조 19.6%)이나 민주노총(25.0%, 19.6%)보다 제3세력(28.8%, 23.2%)을 선택할 비율이 보다 높다고 전망됐다.
◇기타 쟁점=이 밖에도 복수노조 시대가 되면 많은 쟁점이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노조에서 탈퇴한 노조의 재산분할 청구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사업장 내 근로조건 문제로 교섭의제가 제한되면서 쟁의행위가 더욱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타임오프 때와 마찬가지로 정부 개입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노동계는 공동교섭대표단을 결정하는 노동위원회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반면 복수노조 시대 노동기본권 확보와 조직화 확대가 긍정적 측면으로 꼽히기도 한다. 조직률이 다소 상승할 수는 있지만 큰 폭은 아닐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연윤정 기자 yjyo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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