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의원대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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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황석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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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3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참석했다.
2월은 노동조합 일정 상 참 바쁜 달이다. 그리고 학교 졸업 시즌이기도 하다.
대의원들이 단위 조직의 일정과 가정의 일로 참여가 쉽지 않은 날이기도 했고, 건설기업노조 대의원들도 한 두 명의 불참을 제외하고 거의 모두 참여했던 예전의 대의원대회에 비하면 참석률이 저조한 것도 사실였다.
대회 시작 때는 성원이 됐는데 의결 정족수가 되지 않아 무산된 사실에 대해서 토로하고 격분을 얘기하고 싶어 글을 쓴 건 아니다.
이번 대의원대회를 참가하면서 기존 대회와 다른 느낌을 전달하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됐다.
1. 싸움의 진정성을 인정 받고 있는 현 지도부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의 머리는 짧다.
작년 철도파업 관련 투쟁을 진행하면서 삭발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권을 뒤바꾸는 결과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민영화에 맞서는 철도파업투쟁을 통해 광화문 거리를 총파업 대오로 뒤덮는 건재함을 보여줬다.
스스로 투쟁을 만들고 조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지도부를 보면서 달라진 점은,
예전 대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 질문 등을 하면서 민주노총이 진정성 없는 형식적인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성토하고, 발언권을 얻기 위해 부르는 “의장!” 소리에도 공격적인 적대감이 느껴졌었던 반면 이번 대의원대회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근혜가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정국을 운영할 때, 다행인 것은 민주노총이 투쟁의 진정성을 가지고 소박하고 느릴 수는 있지만 뚜벅뚜벅 자신의 역할을 다 할 것이라는 안도가 드는 이유다.
2. 자기 조직의 투쟁 준비를 먼저 얘기하는 대의원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민영화를 막기 위해 투쟁의 집중시기를 앞당겨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금속노조는 총파업 결의를 위한 전체 조합원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안건에 대한 토의에서 내 단위가 아닌 타 단위는 왜 안 싸우는가, 집행부는 최선을 다 하고 있는가에 대한 성토가 아니라 실제로 준비가 미흡해 안타깝고, 우리 실력이 부족해 분위기를 만들고 있지 못한 점에 대해 반성들을 내놓았다.
비록 첫 번째 안건부터 정족수 미달로 대회는 무산됐지만 진지하게 투쟁계획과 투쟁의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물리적으로 대의원 수를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건지 실감한다)
박근혜 정부 하에서 사무실이 경찰들에게 유린되고, 표적이 되어 탄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으나
정족 수 미달로 무산되는 상황에서도 저녁 도시락을 먹으며 동료 대의원들을 독려하며 참여를 요청하는 진지함에서, 민주노총은 한계가 있지만 똑같은 이유로 패배하지 만은 아닐 거라는 기분이 좋아진 대의원대회였다.
건설기업노조 대의원들도 참여하면서 저와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면 합니다.
건설기업노조 대의원대회 후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함께 참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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