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 감상문: 귀향(歸鄕)이 아닌 귀향(鬼鄕)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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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황석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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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향' 감상문
귀향(歸鄕)이 아닌 귀향(鬼鄕) 이었다!
영화 ‘귀향’이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지난 ‘소수의견’ 관람 시 무서워서 울어버린 딸을 데리고 대한극장 주변을 산책하며 데이트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번에도 아내에게 딸과 데이트 할테니 보라고 권했지만 집중해서 보라고 거절당했다. 너무 대면하기 힘든 사실에 도망치고 싶었던 나의 의중이 있었다. 보면서도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예술영화였다. 우리 고유의 샤머니즘인 굿과 함께 펼쳐진 ‘한’에 대한 내용였다. 최근 본 책에서 다룬 ‘한’에 대한 생각을 소개한다.
‘널리 쓰이지만, 저는 몹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말이 하나 있어요.
우리 민족 특유의 정서를 상징하는 ‘한(恨)’이라는 말입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그럴 수도 있을 거예요. 워낙 고생들을 많이 했으니 한이 쌓였겠죠. 하지만 그걸 미화하는 것은 결코 좋게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누구 마음속에 한이 쌓였다는 얘기는 억울함이 있다는 뜻이고, 모순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뜻인데, 우리 민족 전체에 한이 쌓여 있다고요? 그런 우리 민족이 일 마무리를 잘못한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집니다.
왜 항상 모든 일이 한 맺힌 사람들이 나오는가, 이러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모든 일이 잘 끝나고 억울한 사람이 없어서, 한 맺힌 사람이 없는 게 올바른 상태, 정상적인 상태입니다.‘
어쩌다 한국은 (우리의 절망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2015.11 박성호, 로고폴리스 64p 중
그래. 한(恨)은 슬픔의 미학이지만 즐겨선 안된다. 이승에서 풀어야지 왜 굿으로 원혼을 달래야 할까?
영화제목을 단순히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귀향(歸鄕)으로 봤다. 세상에! 알고보니 귀신 귀(鬼)였다. 살아 있는 사람이 돌아오는 것이 아닌 귀신이 온다는 뜻였다.
영화 ‘남영동 1985’의 김근태는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하는 행복한 바닷가 산책을 꿈꾸다 고문실 현실을 직시한다.
‘귀향’ 주인공이 꿈꿨던 장면은 아버지, 어머니와 다정한 식사 한 끼 함께 하는 것이었다.
이미 누리고 있기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상’ 이라는 행복.
더 이상 ‘일상의 행복’이 좌절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는 예술 승화가 아닌 현실에서의 싸움과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그래도, 예술 영화 ‘귀향’이 주는 감동과 여운은 쉽게 잊혀질 것 같지 않다.
(집에 갔더니 아정이가 '정신대'를 안다고 하면서 일본 순사가 강제로 한국 여자를 팔짱껴서 막 강제로 데려가는 거라고 설명을 한다. 애가 순수히 말하기엔 우리 역사가....너무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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