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염호석 열사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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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돌아가신 고 염호석 동지는 34살의 나이였으며 강원도 정동진 바닷가에서 승용차에 번개탄을 피운 채 생을 마감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만든 제품들을 수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삼성전자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고장난 삼성전자의 제품을 고쳤지만 삼성의 노동자가 아니었습니다.
삼성은 삼성전자제품을 수리하는 AS기사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하청업체를 통해 하청업체 소속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간접고용’을 하는 것은 인건비를 줄이고 직접 고용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월급이 아니라 건당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비수기 때는 월 100만원도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실제 노조 간부였던 염호석 동지는 지난 3월 70여만원, 4월엔 41만원을 받았답니다.
지난 해 10월 자결한 최종범 씨도 “삼성 서비스 다니면서 너무 힘들었고 배 고파서 못살겠다”는 유서를 남길 만큼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지난 해 7월 14일 노동조합을 출범시켰습니다.
‘무노조 경영’을 외치는 삼성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탄압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노조활동이 활발한 부산 해운대와 아산, 이천센터를 아예 폐업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염동지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양산분회장 였다고 합니다.
교섭위원과 남부권역 쟁위대책위원을 맡는 등 노조활동에 적극적였습니다.
저항할 수단이 없기에 절박한 상황에 대한 저항수단으로 자신의 생명을 내놓은 것입니다.
동지는 유언을 통해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승리하는 날, 자신의 시신을 화장해서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해가 뜨는 곳, 정동진에 묻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5살 때 이혼 후 자신을 돌봐주지 않은 아버지는 이를 지켜주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5월 18일 경찰 300여명에 의해 장례식장에서 ‘시신탈취’를 당했습니다. 조합원들을 물리적 폭력으로 진압하고, 19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투쟁 선포식에서 조합원들을 연행했습니다. 지회장과 두 명의 조합원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노조는 탄원서를 썼고 이에 대한 법률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는 19일부터 전체 조합원의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해 전국 700여명이 상경해 서울 서초동의 삼성전자본관 앞에서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낮엔 지하철로 상황을 알리고 저녁 7시엔 삼성전자본관 앞에서 ‘폐업철회, 고용보장, 생활임금 쟁취, 노조활동 인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고 염호석 씨 유서 전문.
삼성서비스지회 여러분께
저는 지금 정동진에 있습니다.
해가 뜨는 곳이기도 하죠.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 지회가 빛을 잃지 않고 내일도 뜨는 해처럼 이 싸움 꼭 승리하리라 생각해서입니다.
저를 친동생처럼 걱정해주고 아껴주신 부양(부산양산)지부 여러분, 또 전국의 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아무것도 아닌 제가 여러분 곁에 있었던 것만으로도 기쁨이었습니다.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저의 시신을 찾게 되면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주십시오.
저희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하여 이곳에 뿌려주세요.
마지막으로 저희 배현 조합원의 아버지가 아직 병원에 계십니다.
병원비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협상이 완료되면 꼭 병원비 마련 부탁드립니다.
저는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겠습니다.
승리의 그날까지 투쟁!
양산분회 분회장 염호석
아버지 어머니께
두분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적는 편지라 죄송합니다.
항상 아버지, 어머니께 자랑스런 아들이 되고팠는데 평생 속만 썩이고 또 이렇게 두 분 가슴에 못을 박습니다.
아버지 아들 어려운 결정을 내리지만 결코 나쁜 행동은 아닙니다.
저의 희생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이 더 좋아진다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이 선택이 맞다 생각합니다.
아들 전화 한 통 없이 이렇게 글만 남겨 죄송해요.
그리고 부탁이 있습니다.
제가 속한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때 장례를 치러 주세요. 그리고 저의 유해는 남김없이 해가 뜨는 이곳 정동진에 뿌려주세요.
죄송해요 아버지 어머니.
○○○에게도 미안하다 전해주세요. 편지도 전해주시구요.
두 분을 사랑하는 아들 석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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