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논평] 대통령 담화 책임도 희망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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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토 달지 말라며 치고 빠진 대통령담화, 책임도 희망도 없었다
- 대통령과 청와대부터 바꿔야 한다. 사회변혁 대안 제시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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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세월호 참사 대책을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은 입으로는 자신의 책임을 언급했지만, 정작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정부는 책임과 진상규명의 대상이다. 따라서 세월호 유족들은 진상규명 참여를 요청했지만, 대통령은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특히, 특검요구에 대해 “필요하다면~”이라며 조건을 달았고, 특별법 또한 자신이 직접 책임지지 않고 국회로 떠넘겼다. 대통령은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직접 책임에 대해 사죄로 답해야 하고, 최소한 내각 총사퇴 등 엄중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대통령은 하위 기관인 해경이나 실체가 모호한 관피아, 청해진해운에 책임을 떠넘겼다. 물론 무능의 극치를 보인 해경은 해체해야 마땅하고 정경유착의 고리인 관피아들을 척결해야 한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문제는 구조적이고 더욱 포괄적이다. 그렇기에 사회대변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넓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대한민국의 조타실이라 할 청와대부터 바꿔야 한다.
관피아를 만든 장본인인 청와대가 낙하산인사 관행부터 사죄하지 않으면서 관피아 척결을 말하는 것은 기만이다. 또한 무분별한 규제완화와 민영화는 세월호 참사를 낳은 정책적 배경이다. 당연히 이러한 정책을 폐기하고 돈보다 생명, 이윤보다 사람을 위한 정책전환을 제시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임이다. 그러나 정책전환은 물론 사회구조 변화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도 없이, 오히려 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했다. 나의 잘못은 없다는 아집이 놀랍다.
대통령이 참사 원인으로 지목한 자본의 비정상적 사익추구, 이를 부추겨온 것도 규제완화와 민영화 정책이었다. 이러한 제도적 배경을 혁파하지 않고 단지 참사를 일으킨 해당 기업의 책임과 처벌만 강화한다고 사회는 변하지 않는다. 기업에 의한 참사는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한 해 평균 2천4백 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죽고, 남발되는 해고로 노동자가 죽어가며 가정이 파괴됐다. 이러한 구조적 참사와 살인에 대해 대통령은 무슨 대책을 내놨는가. 한심하게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를 일회성 사고로 보고 있는 것이다.
담화의 형식도 오만하다. 대통령은 오늘도 자신의 말만 내놓고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국민은 수많은 의구심과 분노를 갖고 있다. 이를 듣고 성실하게 소통하기는커녕, “이렇게 할 테니 토 달지 말라!”라는 식이고, 곧바로 해외순방에 나선다니 어처구니없다. 사전에 해외순방 일정이 있었다면, 담화시기를 조정했어야 마땅하다. 작정하고 치고 빠지겠다는 것 아닌가. 자신의 직접 책임도 사회변혁의 희망도 없이, 국면전환을 꾀하려다 실망과 분노를 키운 대통령 담화였다.
2014. 5. 19.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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