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고 김상만 조합원의 죽음에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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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 고 김상만 조합원의 죽음에 붙여 -

정부와 건설사는 건설기계노동자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6월 24일 고 김상만 조합원(만 48세, 건설산업연맹 소속 전국건설노조 인천건설기계지부 영종지회) 동지가 “더러운 세상 나 먼저간다”는 글을 남기고 자신의 덤프에 목을 매 생을 마감하였다. 십수년을 레미콘과 덤프를 운전해 온 건설기계노동자 고 김상만 조합원은 다른 사람의 차량을 운전해 오다 지난 4월말 경에야 꿈에 그리던 자신의 덤프 차량을 그것도 캐피탈 회사로부터 할부로 구입하였다. 그러나 운전대를 잡으면 잡을수록 손해가 나는 유가 폭등 상황에서 할부금을 갚을 길도 살아가기에도 너무도 어려웠다. 건설노조 인천건설기계지부 영종지회가 5월 23일 파업에 돌입하자 고 김상만 조합원도 같은 달 26일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파업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주변 동료들에 따르면 고 김상만 조합원은 교섭을 해태하는 등 사용자들의 일방적 행태에 대해 분노를 표했다고 한다.

지난 5월 23일 시작한 인천건설기계지부 영종지회 파업은 24일 현재 33일차를 맞지만 건설기계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은 여전히 묵살되고 있다. 영종지회 조합원들의 요구는 건설기계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는 것과 현장에서 유류 제공 등이었다. 이것은 지난 6월 16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여 9일차를 넘고 있는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의 요구와 같다. 하지만 영종지회 파업 한 달이 넘도록,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 파업이 10일째가 되도록 문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고 김상만 조합원이 일하던 영종도 현장은 토지개발공사가 발주한 관급공사 현장이었음에도 건설기계관리법에 의무사항으로 명시된 건설기계임대차계약서 작성도 하지 않았다.

건설기계를 쓰는 건설사가 기름을 지급하라는 것, 적정 운반비를 보장해 달라는 것, 8시간노동제를 보장하라는 것, 어음지급 관행을 철폐하라는 것 그리고 이것을 표준임대차계약서로 체결하자는 것은 너무도 정당한 기본적인 요구이다. 올 해 2월 강릉에서 이철복이라는 철근노동자가 일해 놓은 임금을 달라는 요구에 현장소장이 흉기를 휘둘러 목숨을 빼앗기는 일도 있었다. 일자리도 없고, 일해 놓고도 돈을 받지 못하고, 일해 봤자 적자나는 서글픈 현실이 건설노동자의 목숨을 빼앗고 있는 것이다.

고유가에 따른 생활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건설기계노동자의 기본적인 요구를 외면한 건설사, 그리고 무책임과 안일로 일관한 국토해양부, 토지개발공사 등 관계기관이 한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갔다. 절박한 건설노동자의 생존권적 요구를 묵살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한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명박 정부가 미친소 수입에 미쳐있는 동안 국민들은 물가 폭등, 유가 폭등에 몸서리쳐 왔다. 고 김상만 조합원의 죽음은 이명박 정부가 “더 이상 못 살겠다. 차라리 죽여라”를 외치는 덤프, 레미콘, 굴삭기 등 30만 건설기계노동자들의 생존권적 절박한 요구를 외면한 결과이다.

건설사가 기름을 지급하라! 8시간노동제 실시하라! 어음지급 철폐하라! 적정 운반비 보장하라!
표준임대차계약서 체결하라! 정부와 건설사는 건설기계노동자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삼가 고 김상만 조합원의 명복을 빕니다.

2008년 6월 24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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