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비리 판결에 대한 대우건설노조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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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도둑질한 후 들켜도 도로 내놓으면 된다!!!
이것이 사법부의 법질서인가?


  재판부는 8일 회사돈 수백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횡령하고, 수천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불구속 기소된 두산그룹 총수 일가 등 사건 관련자 전원에 대해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횡령금을 모두 변제하고, 그룹 경영에서 이미 물러난 점 등을 들어 유리한 정상을 참작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번 선고는 지난 88년 어느 한 탈주범이 대한민국에 탄생시킨 새로운 유행어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20여년이 지난 이 시점까지도 활보하고 있음을 확인해 주었고, 회사 종업원의 고혈을 빨아 개인의 생활비로 유용한 치졸한 파렴치범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에 다름없다.

  재판부에 묻는다. 도둑질을 해도 안 들키면 그만이고, 들켜도 도둑질 해 간 것을 도로 내놓으면 된다! 이것이 사법부가 말하는 ‘정의’이고 ‘법질서’인가?

  대우건설노동조합은 불법, 부도덕 경영의 표본인 두산그룹이 대우건설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이 두산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사안인 바, 이번 사법부의 판결을 예의주시하여 왔다. 하지만, 이번 두산 총수 일가에 대한 ‘재벌찬가’식 판결과 만인에게 평등하고 가장 정의로워야 할 법마저 자본의 힘에 힘없이 유린당하는 현실 앞에서 슬픔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비록 사법부가 두산 총수 일가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선고하였으나, 결국 두산 총수 일가의 불법행위는 만천하에 공개되었고, 그들은 범법자들임이 명확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건설의 매각에 있어 부도덕한 기업인 두산의 입찰참여를 계속 허용하고 있는 상황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정부와 채권단의 오류는 대우건설의 안정적인 성장, 발전이나 국가경제에의 기여 여부 보다는 또 다시 ‘있는 자의 돈 싸움’, ‘대우건설 자산 챙겨 내 호주머니 불리기’ 식의 재연에 기름을 부어주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

  이에 대우건설노동조합은 두산그룹이 이번 판결을 두고 스스로 반성과 자숙 속에서 국민 앞에 약속한 개혁 과제들을 즉시 실천해 나가는데 전력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면죄부를 받은 양 기고만장하여 대우건설 인수전에 계속 참여한다면 국민적 지탄을 면하지 못할 것임을 엄중하게 경고하며, 다음과 같이 노동조합의 입장을 밝힌다.

하나, 두산은 이번 ‘형제의 난’으로 드러난 불법과 비리에 대해 진실로 속죄하고 반성하는 구체적이고 신뢰 있는 조치들을 취하라.

하나, 범법자 두산 총수 일가는 일체의 대내외 공직에서 물러나고,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라.

하나, 두산은 대우건설 입찰 참여를 즉각 포기하라.

하나, 정부와 채권단은 비윤리, 비도덕적 기업인 두산을 입찰에서 완전히 배제하라.

  대우건설노동조합은 상기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부와 채권단이 진행하고 있는 입찰참여자의 실사를 포함한 일련의 제반 과정에 대하여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여 매각을 저지해 나갈 것임을 천명한다.

2006년 2월 8일

대우건설노동조합 위원장 정창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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