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이회창의 출마는...

[논평]이회창의 출마는 한국정치의 불행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오늘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는 2007년 대선을 보수정치인들의 권력욕 실현 게임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며, 두 번이나 국민의 심판으로 대통령자격이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났음에도 수치스러움도 못 느끼고 또 출마선언을 하는 이회창의 한심한 작태에 환멸을 느낀다. 이회창 출마는 한국정치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하는 불행한 사건이며 국민을 우롱하는 오만한 만행이라는 것을 우리는 명백하게 밝힌다. 우리는 이러한 왜곡된 한국정치를 바로잡는 길은 이 땅에 진정한 민주주의와 진보정치의 토대를 굳건히 하는 것뿐이며 이번 대선은 반성을 모르는 보수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심판에 있다는 상식을 재인식한다.

출마선언을 하며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당적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보수정치의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한 이회창의 행위는 어제오늘 보수정치판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기에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그보다 우리는 이회창의 출마선언이 보여주는 다른 의미에 대해 주목한다. 이회창의 출마선언은 끊임없이 제기돼 온 이명박 후보의 비리와 부도덕함을 반증하는 내부자 고발과 다름없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의 전 총재이기도 한 당의 핵심조차도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서 심각한 결함을 지니고 있다고 고변한 것이다. 그런데 어처구니없는 것은 자기 당 후보가 대선후보의 자격이 없음을 일러바친 이회창 또한 자격미달이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이회창은 출마선언에서 “법과 원칙을 지키는 일이 바보짓이 되었으며 거짓과 변칙이 유능한 것으로 통하는 세상이 되었다”라고 지적했지만 정작 온갖 편법과 불법으로 최근 사회악으로 떠오른 삼성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 그의 표리부동함은 2002년 불법대선자금문제로 삼성과 연루된 그의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출마선언문에서 드러난 그의 현실인식 또한 천박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다. 시장경제의 일방적 지배가 민중들을 양극화의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는데도 그는 오히려 시장경제의 가치가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고 하니 실소를 금지 못할 일이다. 게다가 북미관계가 정상화 되고 남북이 두 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지는 국제정세를 부정하고 과거 대북 냉전과 대결의 시대로 역사를 되돌리기 위해 대선에 나선다고 하니 그의 출마를 용납하는 것 자체가 민족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인 것이다.

거두절미하고 이회창의 출마선언은 한국정치의 퇴행이며 정치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에 대한 반역이다.

2007. 11. 07.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