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구조조정 발표에 대한 기자회견(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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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건설사 구조조정 명단 발표에 대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 기자회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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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대상 발표, 근본 원인 반성 없는 수박 겉핥기
기업회생 절차, 경영책임 묻지 않고 직원에게 일방 책임 전가하는 도덕적 해이 만연
우리·국민·신한·산업·하나·농협 등 6개 채권은행들은 지난 25일 오후 시공능력 300위권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 명단을 확정·발표했다. c등급 9개사, d등급 7개사 총 16개사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번 발표를 통해 부실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여론은 부실 저축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문제에 대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시장의 반응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애초와 달리 축소된 점에 대해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국 30개 건설기업에 종사하는 기술, 사무관리직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이하 건설기업노련)은 이번 건설사 구조조정 과정을 보면서 근본적 처방이 없는 껍데기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올해 초부터 5,6월 건설사 부도대란 설이 돌더니 금융당국의 신용평가 과정에서 살생부가 돌아다니면서 대상이 몇 개냐 누가 대상이냐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건설사들은 정부의 부양책을 애원하며 볼멘소리를 해댔고, 정부와 여론은 근본 원인에 대한 대안 없이 책임공방에 열을 올렸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오늘에만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우후죽순으로 주택업체가 생기고, 경기가 침체되면 연쇄부도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그때마다 건설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었고 책임 공방이 있어왔지만 정작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현재까지 문제를 더욱 키워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건설기업노련은 건설산업의 주요 주체로서 건설산업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지탄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해 반성하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올바른 건설구조를 확립하여 국민에게 신뢰받는 건설산업이 되고자 다음의 문제들을 제기한다.
수박 겉핥기 구조조정이 아닌 주택경기에 따라 과잉생산을 유발하고, 부실을 안고 있는 주택 생산구조를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
현재의 문제를 야기 시킨 건설업의 일반적인 주택 생산구조는 영세한 개발업자, 일명 시행사가 적은 자본으로 시공사의 보증과 금융권의 대출에만 의지해 주택을 짓다가 개발업자가 도산하면 시공사가 그 책임을 전적으로 지게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너도 나도 주택을 짓고, 경기가 침체되면 시행사 부실, 시공사 부실,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지속하게 되고 급기야 수많은 건설회사가 퇴출되고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금융권에 투입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주택 산업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건설사의 퇴출과 생성은 끊임없이 반복될 수 밖에 없으며 산업화의 역군인 건설 산업이 더 이상 역군이 아닌 한국경제의 큰 짐으로 인식되게 된다.
건설기업노련은 건설산업이 올바로 서기 위해서는 정부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여야하며 정권의 전시행정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건설산업이 활용되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첫째, 정부는 금융권이 고율의 이율을 받기 위하여 참여하는 주택 PF 사업에 대한 금융권 관리 감독을 강화하여야 하며 시행사, 시공사 지급보증, 금융권 대출의 현행 방식을 전면 재 검토 하여야 한다.
둘째, 전시행정 및 전 국민을 대박 환상에 빠져들게 하는 보금자리 주택의 보급 보다는 양질의 공공임대 주택을 활성화 하여 주택의 공공성 및 사회성을 높여야 한다.
셋째, 중견건설사들의 위기 극복과 건설산업 구조의 안정화를 위해 고부가가치의 해외건설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및 지원을 시급히 마련하여야 한다.
방만 경영에 대한 기업주와 경영진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한다.
이번 발표 이전에도 신창, 성원, 남양, 삼능, 금광 등 건설사들의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부도는 계속되어왔다. 문제는 사주와 경영진에 대한 엄중한 책임이 물어지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책임을 져야할 사주와 경영진이 기업회생신청 시 자신들을 관리인으로 추천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여전히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경영책임을 진다면서 그 동안 눈 밖에 난 임원이 정리되고, 사주 중심의 친정체제, 독재적 경영체제가 더욱 공고히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주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고 직원들에 대한 정리해고를 기본으로 방만경영의 책임이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고 있다.
업체명 |
법정관리 개시일 |
09년 시공능력 |
09년 매출액 |
관리인선임 형태 |
비고 |
성원건설 |
2010.04.15 |
58위 |
8,338억 |
임휘문(성원건설대표이사) |
1년간 직원급여200억원체불. 전윤수회장 해외도피중. 정리해고 진행중. |
남양건설 |
2010.04.30 |
35위 |
15,679억 |
마형렬(사주) |
정리해고진행중. |
삼능건설 |
2010.05.06 |
80위 |
3,349억 |
이승기(사주) |
|
금광기업 |
2010.05.30 |
46 |
6,990억 |
고경주(사주) |
|
성원건설의 경우 사주가 해외로 도피한 이후 기존 대표이사와 계열사 대표이사가 그대로 관리인에 선임되었고, 직원들은 200억원에 가까운 체불임금에 고통받고 있다. 사주와 경영진은 법정관리 신청 이전에 사업부지와 골프장 등 회사자산을 매각하여 회사를 빈껍데기로 만들었고, 임금체불로 사법처리가 진행되자 전윤수 회장은 해외로 도피하였다. 남양건설의 경우 역시 기존 사주가 관리인으로 선임되어 사재출연을 요구하고, 기업회생을 위한 공동논의를 제안한 노동조합의 요구를 묵살한 채 일방적인 정리해고를 진행하려 하고 있다. 그나마 기업에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 기업 내 상황이 파악되고 대응이 진행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경영책임 전가와 도덕적 해이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도덕적 해이가 방치된다면 방만경영의 책임을 묻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기업회생 절차가 악덕 사주와 경영진에게 이용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정부와 사법당국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사주와 경영진의 문제를 먼저 짚고, 기업을 올바로 회생시킬 수 있는 주체에게 관리 권한을 맡겨야 할 것이다. 기존 사주와 경영진이 기업회생에 필요한 부분이 인정된다면, 사재출연을 비롯해 사주와 경영진이 먼저 책임을 지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하며 이 경우에도 외부 관리자를 공동선임하는 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
건설기업노련은 건설사 구조조정이 근본적 문제에 접근해 건설산업이 한국경제에 짐이 아니라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국민의 혈세가 투여되는 기업회생과정이 기존 사주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10.6.30.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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